연극 지킬앤하이드 ★★★★★
저는 한 번 맺은 관계는 끝까지 가져갑니다.
아무리 이상하고 기괴하더라도 여러분들 곁에서 계속 남아있을 거란 말입니다.
마치 여러분의 수치심, 의심, 자기혐오와 비슷한 존재예요.
#연극지킬앤하이드 #JEKYLLANDHYDE #제게는지킬이라는친구가있습니다
어터슨이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에게 얽힌 기이한 이야기를 파해치며 자신의 위선을 깨우치는 이야기. 그러나 그는 바뀌지 않는다. 그는 자신을 선도 악도 아니라고 소개하지만, 그 모든 빛과 어둠 또한 자신이라는 것을 알아야만 했다.
결국 어터슨은 의리를 가장 중시하는 위선자이며 지킬의 비밀을 알고도 눈감아 줄 인물이라는 것을 예고하는 대사. 그는 약자보다는 강자, 자신과 마음을 나누었던 이들의 편이 되어주는 사람이다.
"마치 여러분의 수치심, 의심, 자기혐오와 비슷한 존재예요."
어터슨이 하이드의 발자취를 따라다니며 지킬의 수치심과 자기혐오를 자극하고, 비로소 그 위대한 감정인 '두려움' 을 토해내게 한다.
그리고 그는 말한다.
"어터슨, 날 예전의 나로 기억해 주게."
어터슨의 비이성적인 집착은 과연... 단순 우정과 의리 때문이었을까? 아니라고 본다. 그는 단지 위험한 게임을 시작하며 탐구를 했을 뿐이다. 걱정되는 친구 지킬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서라며 보기 좋게 포장을 했으나 이는 결국 자신의 유희를 위함이었고, 그에게 거대한 쾌락을 안겨주었다.
이는 뮤지컬 어터슨의 위선과도 유사하다. 뮤지컬의 어터슨은 고뇌가 많은 친구 지킬에게 "자네는 휴식이 필요하다" 며 레드 랫으로 이끈다. 실상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을 뿐더러 그를 파멸로 이끌고 가는데... 그럼에도 즐겁지 않았냐며 대수롭지 않게 웃는다.
원작 소설의 하이드가 어터슨의 추궁으로 인해 두려움을 가지고 끝내 죽음을 택하는 모습을 보면... 뮤지컬의 하이드가 어터슨의 칼에 스스로 찔려 죽는 장면이 새롭게 보인다. 지킬은 자신의 친구에게 죄를 묻지 않지만 과연 어터슨은 그의 죽음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그 반면 연극은 결말을 새롭게 각색하여 헨리 지킬이 아닌, 어터슨과 관객으로 하여금 교훈을 준다. 타자의 불행, 지킬의 어리석음을 저만치서 바라보기만 하는 것이 아닌, '그게 너 바로 너' 라는... 너에게도 하이드가 감춰져있다는 이야기는 뮤지컬 파사드의 가사가 많이 떠올랐다.
그건 선악일까 뭐가 옳은 걸까
우린 알 수 없어 다시 또 가면을
그게 바로 인간의 이중성
뮤지컬 지킬앤하이드 - Façade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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