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자첫자막 후기
오늘은 뮤지컬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관람했다. 원작 소설을 접해본 적은 없어서 단지 불륜을 소재로 한 작품이라는 정도만 알고 봤는데 생각보다 꽤 본격적인 불륜 이야기가 펼쳐져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다. 대부분의 작품에서 불륜을 다룰 때는 주인공들이 죄책감을 가지거나 최소한의 선을 지키려 애쓰는 모습이 나오기 마련인데 1막에서는 그런 모습이 거의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주인공 프란체스카가 지금 이 순간을 마음껏 즐기고자 하는 마음이 크게 느껴져 혼란스럽게 느껴졌다.
그러나 2막에 들어서야 비로소 프란체스카는 자신의 가정이라는 현실을 깨닫고 커다란 갈등 앞에서 고민하게 된다. 이 지점을 통해 1막의 프란체스카는 단순히 남편의 아내, 아이들의 어머니로서만 살아야 했던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자신이 한때 꿈꿨던 삶을 온전히 느껴보고 싶었던 것이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 결국 프란체스카와 로버트라는 운명 같은 두 사람은 비극적으로도 함께하지 못했지만, 그래서 더욱 현실적이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안타까운 여운이 남는 작품이었다. 어느 쪽을 선택해도 완벽한 해답은 없었기에 섣불리 응원할 수도 없었고 순수한 마음으로 그들을 응원하기에는 다소 파렴치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란체스카가 하나의 개인으로서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고, 로버트가 그런 그녀의 선택을 존중하며 오랜 시간 조용히 기다려준 모습에서는 진심 어린 사랑이 느껴졌다. 비록 시작은 불미스럽게도 불륜이라는 상황이었지만 만약 둘의 만남이 이런 방식이 아니었다면, 프란체스카가 진정 자신을 이해하고 사랑해줄 수 있는 남자를 더 좋은 시기, 더 좋은 기회에 만날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공연을 관람한 후에는 일행들과 함께 한강으로 출사를 나가 사진을 여러 장 찍었는데, 전문적인 카메라를 처음 사용해보는 경험이라 무척 신기하고 즐거웠다. 렌즈가 고정되어 있어 확대할 수 없다는 점이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필름 카메라 특성상 기본적으로 확대 기능이 없다는 점을 떠올리면 오히려 나름의 고증이 잘 결합된 체험이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극 중에서 프란체스카는 그림을 그리고, 로버트는 사진을 찍는다. 그런 그들처럼, 좋아하는 수단을 통해 애정하는 대상을 이미지로 담는 행위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된 뜻깊은 하루였다.


매다리 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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